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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1-11 10:38
2013신년회 손학규 상임고문 인사말씀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580  

2013신년회 손학규 상임고문 인사말씀

 

2013. 1. 10

 

존경하는 김성수 이사장님, 바쁘신 일정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빛내주신 여러 국회의원님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님들, 경향 각지에서 찾아주신 재단 회원과 동지 여러분, 계사년 새해를 맞이하여 복 많이 받으시고 하시는 일마다 희망이 넘치시기를 축원합니다.

 

우리는 작년 대선 패배의 좌절의 딛고 새로운 희망을 찾고자 여기 모였습니다. 우리의 잘못을 깊이 성찰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

 

저부터 국민의 뜻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데 대해 깊이 머리숙입니다.

 

국민은 변화를 원했습니다. 차별과 분열 없이 국민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나라를 원했습니다. 국민은 진보다 보수다 하는 이념의 틀 속에 갇히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내편 네편을 가르는 진영 논리를 거부했습니다. 우리의 삶을 실제로 낫게 해 줄 사람과 정당이 누구인가가 가장 중요한 관심사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정말로 진지한 자기성찰의 요구에 직면해 있습니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놓고 서로의 탓으로 미루며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서는 안됩니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가슴을 치며 내탓이오를 외쳐야 합니다.

 

서로 탓을 돌려서도 안되지만, 지난 일을 무조거 덮고 단합만 외치는 것도 옳은 자세가 아닙니다. 혁신과 쇄신이 계파간 싸움의 구호로 전락해서도 안되고, 정체성과 선명성이 국민의 삶과는 무관한 주도권 쟁투의 도구로 이용되어서도 안됩니다.

 

철저한 반성과 성찰 속에서만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계사년 뱀띠의 교훈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허물을 벗고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가는 뱀의 모습에 있습니다.

 

정권교체에 실패했어도 새로운 세상에 대한 국민의 염원과 우리의 의지는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대적 가치입니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공정한 사회, 젊은이들이 일자리 걱정없이 희망을 갖고 학교문을 나설 수 있는 사회, 아이낳고 키우고 교육시키는 데 걱정이 없는 사회, 병원 걱정 없고 노후가 편안한 사회는 이제 먼나라의 꿈이 아닙니다. 이제 우리도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길 수 있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사회를 준비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꿈은 결코 스러질 수도 없고 포기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잘하기를 바랍니다. 국민을 위해서 잘 해 주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중소기업부터 찾고 민생 정부를 지향하겠다고 하는 자세는 칭찬받을 일입니다. 우리는 잘 하는 일에 대한 칭찬과 격려에 인색하지 않을 것이며, 새로이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에게 성원과 축복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선 결과에 많은 국민이 좌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인수위 출범과정에서 보인 여러 가지 모습에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는 것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대선 이후 벌써 5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세상을 하직했고, 이 추운 겨울 찬바람에 철탑 농성을 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절규가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과연 진정으로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과 함께 하는 정치를 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민대통합이 구색으로만 그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현재와 미래도 결국은 우리의 몫입니다. 정권교체 실패의 책임을 우리가 져야 하듯, 박근혜 정부의 잘잘못도 모두 우리가 소화하고 책임져야 할 우리의 몫입니다. 이러한 자세만이 진정 우리가 성찰하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저녁이 있는 삶을 꾸준히 모색하고 실현하는 길입니다. ‘저녁이 있는 삶은 아마도 너무 일찍 내놓은, 오늘 당장 실현하기에는 너무 이른 미래가치인지 모릅니다. 또 내용을 충분히 채우지 못한 설익은 구호였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떳떳하게 일하고 당당하게 누릴 수 있는 사회, 하루 일을 마치고 식탁에 둘러앉아 웃음꽃을 피울 수 있는 사회, 서로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는 공동체에 대한 꿈은 이제 곧 다가올 우리 사회의 미래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동안 경제발전을 위해 개인의 삶을 희생해 온 우리의 노동자와 봉급생활자, 자영업자, 중소기업인, 농어민 등 서민과 중산층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복지국가를 만드는 것은 이제 우리 정치의 존재이유가 될 것입니다.

 

또한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보장해 주고, 지역적, 사회적, 정치적인 갈등을 해소하고 대한민국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도 정치의 책임입니다.

 

무엇보다 변화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그리하여 국민들이 불안해 하지 않을 정치적 안정감을 키워야 할 것은 이번 대선에서 우리 민주당과 진보세력이 깨우쳐야 할 값진 교훈이었습니다.

 

세계경제와 정치의 중심이 동아시아로 이동하고 바야흐로 동아시아 신문명의 시대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계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우리가 그 중심에 자리잡기 위해서도 새로운 사회를 준비하는 것은 필연의 이치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통일을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것도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길입니다.

 

제가 독일에 가는 것도 이러한 새로운 사회를 준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복지국가의 현실과 미래를 보고, 노동과 교육 등 유럽사회의 실상에서 우리가 어떠한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를 배우는 것은 우리사회의 미래를 그리는데 좋은 참고가 될 것입니다. 환경과 에너지, 원자력 발전 문제도 미래사회의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며, 독일 통일이 교훈은 한반도 통일을 준비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입니다. 새로운 정치가 지난 대선의 중요한 화두가 된 만큼 유럽의 정당 및 선거 제도, 권력구조도 새로운 사회를 설계하는데 훌륭한 참고로 삼을 것입니다.

 

제가 독일과 유럽에서 견문을 넓히고자 하는 것은 저 한 사람의 행보이기보다는 바로 이렇게 새로운 사회를 설계하고 실천 능력을 키우고자 하는 우리 모두의 노력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사회에 대한 모색은 단순한 견문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저의 이번 여행은 무엇보다 저 자신에 대한 철저한 성찰에 그 뜻이 있습니다.

 

저는 이제 어떤 공식적인 지위나 권력을 담은 직함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여러차례 말씀드린바 있습니다. 그동안 저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우는 것을 화두로 삼고 전국의 산길을 걷고 국민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제가 앞으로 어떻게 이 사회에 기여할 것인가 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대선실패의 교훈을 디딤돌 삼아 우리사회의 새로운 내일을 설계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비전을 세우는 것은 벗을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아직 다음 정권교체를 말 할 때가 아닙니다. 오직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몸을 낮추어 자신을 반성할 때입니다. 오히려 국민과 나라를 위해서 박근혜 정부가 잘 해 주기를 축원해야 할 때입니다. 그러나 정권교체 실패에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새로운 사회’, ‘함께 잘 사는 나라에 대한 시대적 과제는 여전히 시퍼렇게 살아 있음을 우리는 가슴에 분명히 간직해야 합니다. 그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비전과 전략을 준비하는 일에 게을리하는 것은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입니다. 저 또한 제가 어느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하건 이것은 벗을 수 없는 저 자신의 책임임을 명심하고자 합니다.

 

독일과 유럽에서 성찰과 모색의 시간을 가지면서 저녁이 있는 삶의 내용을 충실히 채우고 새로운 사회건설의 비전과 희망을 여러분에게 선사할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