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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12-28 17:43
손학규 상임고문 키맵대학교 강연문 1 (한글)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253  
   151029 키맵대 강연문(한글).pdf (78.4K) [1] DATE : 2015-12-28 18:48:42

카자흐스탄 키맵대학교 초청 강연

(2015. 10. 29)

 

한반도 통일과 리더십

Unification of Korean Peninsula and Its Leadership

 

손 학 규

전 민주당 대표

 

존경하는 방찬영 키멥대학교 총장님, 교수, 학생 그리고 귀빈 여러분, 오늘 리더십 포럼에서 강연할 수 있게 된 것을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를 카자흐스탄과 명문 키멥대학교에 초청해주신 방찬영 총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에 특강을 마련해주신 데이비드 란디스 부총장님께도 감사합니다.

제 특강의 주제는 한반도 통일과 정치 리더십입니다. 저는 오늘 한반도 통일의 과제와 현실, 그리고 이에 필요한 정치 리더십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우리는 지금 전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중국의 부상은 지구적 차원의 전환에 결정적인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부상은 세계 경제의 축을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이동시켰습니다. 중국과 미국이 신형 대국 관계를 형성한 새로운 세계질서 속에서 이제 아시아 시대가 전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동아시아 지역 질서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중국의 부상과 중화사상의 부활,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재균형 정책의 불안정성, 일본의 군사력 강화 그리고 북한의 핵무장과 체제 불안정은 지역 안보환경의 변화에 핵심적인 요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을 배경으로 한반도는 지역 분쟁의 중심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군사적 긴장은 20158DMZ 내 북한의 지뢰 공격으로 촉발된 포사격과 이에 따른 남북 간의 군사적 대치과정 중에 북한 김정은이 준전시 상태를 선포한 것만으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이 과정에서 전방 부대에 전투태세 완비를 명했습니다.

비록 이 분쟁은 825일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합의와 10월에 이뤄진 이산가족상봉후에 일단락되었지만, 이 사건은 한반도가 군사적 긴장의 현장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은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은 김정일 사후 정권 승계 초기 단계에 자신의 권력 기반을 굳히기 위해 DMZ에서 군사적 긴장을 도발했을 것이라고 추측되고 있습니다.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에 대한 회의론은 그의 고모부 장성택의 총살 처형으로 촉발되었습니다. 인민무력부장 현영철의 숙청 및 처형 가능성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습니다.

통일 논의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촉발되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신년기자회견에서 말한 통일대박론이 그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보수언론인 조선일보도 연중 주요 프로젝트로 통일을 위한 범국민적 캠페인을 기획하였습니다. ‘통일은 이로써 연초부터 한국 사회의 중심적인 화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통일 문제를 다루기 위해 학계 및 사회적 명망가로 광범위하게 구성된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켰습니다.

통일 캠페인은 북한체제의 불안정성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조성되었습니다. 북한 체제의 불안정성은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장성택의 처형에서부터 감지되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 특히 보수진영 인사들 사이에서 북한체제의 급변사태’, 또는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급작스런 붕괴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이는 통일논의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실상 박근혜 정부는 한반도 정책과 관련해서 국민의 높은 기대 속에 출범하였습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서울 프로세스로 흔히 알려진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은 남북관계 개선에 있어서 큰 기대와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북 정책에 있어서 분명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완전히 다른 자세를 보여줄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 목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동북아 평화 협력 구상이 가시적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일련의 최근 사태로 북한체제의 불안정성이 드러나자, 박 대통령을 포함하여 정부의 어느 누구도 급작스런 붕괴 시나리오를 명시적이든 암시적이든 표현을 하지는 않았지만, 박근혜 정부는 북한의 급변사태를 상정하고 이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급변사태시나리오는 가능한가? 가능할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저의 생각은 부정적입니다. UC San Diego의 스테판 해거드 교수는 국내 유수 언론의 칼럼에서 북한은 쉽게 붕괴되지 않을 것이라 단언하였습니다. 그는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당의 존재 이유가 국민을 섬기기 위한 것임을 강조한 것을 보고 북한의 노선에 명확한 변화가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비록 해거드 교수가 김정은의 노선 변화를 포퓰리즘 전략이라고 표현하기는 했지만 그는 김정은이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를 확충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김정은의 신 노선은 시장경제를 장려하여 경제적 엘리트층을 형성하고 국민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기술을 향상시킬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해거드 교수는 말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이 개혁을 계속 추진하고 투자 역량을 향상시키는 자본주의적 활동을 허용하며 이 개혁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면, 북한체제의 종말은 생각보다 훨씬 더 늦어질 수 있다고 그는 결론짓고 있습니다. 중국 또한 북한의 붕괴를 그저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북한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 열병식에 중국이 공산당 서열 5위의 류원산 상무위원이 참석하도록 한 것을 보았습니다.

북한의 급변사태는 현실이 될지 되지 않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만일 북한에 급변사태가 일어난다면 과연 그것은 바람직한 것인가? 이에 대한 나의 답 역시 부정적입니다. 누구나 생각하고 있듯이 만약에 통일이 당장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오히려 재앙이 될 것입니다. 한반도가 지금 바로 통일되었을 경우, 남한의 현재 경제 능력으로는 북한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입니다. 1990년 독일 통일 당시 동독의 1인당 GDP는 서독의 38%였습니다. 서독이 튼튼한 경제를 가졌음에도 통일독일은 동독 주민들을 위한 높은 복지비로 인해 심각한 경제적, 재정적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013년 기준, 북한의 1인당 GDP는 남한의 5%에 불과합니다. 남과 북의 경제적 격차뿐만 아니라 생활양식과 문화의 차이 또한 통일한국에서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것입니다. 사회는 혼란과 혼돈상태에 빠질 염려가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의 확대를 통한 사회통합의 기간이 좀 더 필요할 것입니다.

더군다나, 북한의 급변사태는 이웃 초강대국들에게 평화유지 활동을 빌미로 북한에 진주할 빌미를 줄 수도 있습니다. 유사시 북한지역을 4대강국이 분할 점령하는 비상계획이 세워져 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일본 방위상은 한국의 승인 없이 북한영토에 일본군을 파견할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만약에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해 적절한 통제 아래 관리되지 않을 경우 한반도가 군사적 분쟁지역으로 될 가능성을 염려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위에 언급된 여러 가지 이유를 감안할 때 북한의 급변사태에 의한 통일은 실현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실행 가능하고 바람직한 한반도 통일 시나리오는 무엇이겠습니까?

 

답은 간단명료합니다. 통일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에 기초해야 합니다. 남한정부는 오래전부터 확립된 공식적인 통일정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입니다. 이 방안은 노태우 정부의 이홍구 통일부 장관이 설계하였고, 3단계 통일 로드 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단계는 교류와 협력, 2단계는 국가연합, 3단계는 완전한 법적 통일입니다. 이 기본 정책 방안은 후에 김대중 대통령의 ‘3단계 통일방안을 비롯하여 역대 정부 통일정책의 토대를 마련해주었습니다.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기본 철학과 정책 기조는 평화 공존 및 북한 체제의 인정입니다. 이것은 첫째, 양국 간 교류 협력의 증진, 둘째, 평화체제의 정착, 셋째, 공동번영의 추구, 넷째, 경제적 격차와 문화적 차이 좁히기, 다섯째, 국가연합 또는 연방의 구축, 여섯째, 법적 통일의 가능성 열어두기를 원칙으로 합니다.

통일의 기본원칙을 고려했을 때, 남북관계의 현재 상황은 이런 원칙에서 멀리 벗어나 있습니다. 교류 협력의 강화라는 첫째 원칙마저도 교착상태가 되었습니다.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남북간에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비롯해 빈번하고 왕성한 교류와 협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교류와 협력은 이명박 정부 때부터 대폭 축소되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비핵·개방·3000’이었는데, 이는 만일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개방정책을 취하면 북한에게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를 달성하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북한은 이 제안을 단번에 거절하였고, 남북관계는 이명박 정부 초기 때부터 악화되었습니다. 경제교류는 개성공단을 제외하고는 천안함 폭침의 보복 수단으로 취해진 5.24 조치로 완전히 중단되었습니다.


* 강연문 2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