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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5-04 16:17
미친등록금과 청년실업문제 해결책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541  

미친등록금과 청년실업문제 해결책

박정원(상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영국의 대학생들이 보수당 정권에 속아서 고생하고 있다. 토니 블레어 총리의 노동당 집권시절부터 영국은 대학졸업 후 등록금을 납부하는 소위 등록금후불제를 실시하고 있었다. 이에 대응해 2003-4년부터 보수당은 자신들이 집권하면 등록금을 아예 없애겠다고 주장했고, 재작년 총선에서 원내 제1당으로서 집권당이 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들은 집권하자마자 이 공약을 파기하고 등록금을 오히려 3배로 인상했다. 대학생들은 그제야 속은 것을 알고 거리로 뛰쳐나왔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2007년,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 반값등록금을 대통령선거의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집권 후, 이는 정식공약이 아니었다느니 혹은 정신적으로 절반을 말한 것이라느니 하는 식으로 약속이행을 기피했다. 그러다 작년 5월, 황우여 원내대표가 다시 반값등록금 공약 실현을 주장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의 실정에 염증을 느낀 젊은 층의 관심을 끌기 위해 반값등록금 문제를 다시 끄집어낸 것이다. 새누리당과 MB정권 내부에서 논란이 일더니 결국 공약은 실현되지 않았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우리의 대학등록금, 즉각 반값으로 낮추어야 한다. 대학등록금이 높은 것은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방기와 대학의 비민주적 운영 때문이다. 등록금문제를 해결하려면 먼저 대학에 대한 공적 지원을 OECD회원국 평균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2008년 기준, OECD회원국들은 평균 GDP의 1.3%를 고등교육에 사용하지만, 우리는 0.7%에 불과하다. 0.6%차이가 난다. 우리나라 GDP규모가 1,300조원을 넘어섰으니까 0.6%라면 약7.8조원이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전문대부터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전체 고등교육기관 재학생들이 내는 등록금 총액의 절반은 약 6조원이다. 따라서 OECD평균 수준의 국가책임을 이행하기만 해도 반값등록금은 쉽게 달성할 수 있다. 대학생 수가 급감하면 이 부담은 크게 경감될 것이다.

비민주적인 대학운영도 등록금인상의 한 범인이다. 작년 여름에 있었던 감사원의 전국 35개 대학 등록금감사 중간결과 발표를 보면, 일방적인 예산편성으로 대학별로 연평균 187억원의 등록금을 더 받았다고 한다. 전국 사학의 적립금도 10조원을 넘어섰다. 사학재단과 대학본부의 독주를 막고 대학민주화를 이룩해야 부당한 등록금 인상을 막을 수 있고 고등교육을 황폐화시키는 사학비리도 근절된다. 대학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학생과 교수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프린스턴대학, 코넬대학, 일리노이대학, 오하이오대학 등 미국의 유수한 대학들에서 학생과 교수가 이사로 대학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제도는 우리가 본받을 가치가 있다.

그런데, 등록금이 반값이 되면 대학생들이 행복하게 대학을 다닐 수 있을까? 2010년 기준으로 사립대등록금은 연간 754만원, 국공립대는 445만원이다. 현재의 등록금이 반값이 된다 해도 우리나라는 등록금 높은 순위로 여전히 세계 7위에 해당된다. 대학에 다니는데 등록금 외에 다른 비용은 안 들어가나? 등록금에다 교통비, 생활비, 주거비, 교재비, 컴퓨터 구입비, 학원비 등을 합쳐 사립대생은 1년에 2천5백만원, 국립대생은 2천2백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현재 상태에서 반값등록금이 되어도 사립대생은 1년에 2,100만원, 국립대생은 1,800만원 정도 더 있어야 대학에 다닐 수 있다. 등록금외의 나머지 교육비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대책도 있어야 한다. 반값 후에 남은 절반의 등록금은 졸업 후에 갚는 후불제로 하고, 생활비는 장기저리로 대출해주는 제도가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대학생들이 돈 걱정 없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다.

또 하나 필요한 것은 졸업 후 좋은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다. 취직해 얻은 소득으로 대출을 갚을 전망이 있어야 한다.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 노동자 1인당 연간 평균노동시간은 2,193시간으로 세계최장이다. OECD평균은 1,749시간이니까,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1년에 무려 444시간을 더 일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OECD평균으로 감축되어야 하겠지만, 과도기적으로 우선 200시간만 줄여도 청년실업을 다 흡수할 수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다 취업할 일자리가 있다는 말이다. 노동자들도 휴가가 길어져서 가족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모두에게 좋은 청년실업문제 해결방식이다.

총선과 대선이 또 목전에 다가왔다. 우리 대학생들은 영국 대학생들보다 현명할 것이라 기대한다. 그런데, 영국의 대학생과 대졸자들은 각종 선거에서 평균 81%이상 투표한다. 북유럽 복지국가들은 대부분 90%를 넘어선다. 우리나라는? 겨우 60%대에 지나지 않는다. 이래서야 세상을 바꿀 수 있겠나! 국가의 재정지원을 늘려 반값등록금을 즉각 실행하고, 구성원이사제를 확보하고, 비리재단들의 대학운영을 막아야 등록금 문제가 해결된다. 모두 관련 법률의 제정이나 개정이 필요한 사항이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확대도 마찬가지다. 결국, 대학생과 20-30대가 투표에 열심히 참여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