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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5-09 15:48
2012 세계 협동조합의 해 및 협동조합기본법 제정 기념 토론회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768  
   http://www.hq.or.kr/uploaded/120320.pdf [258]

* 자료는 위 링크를 클릭하시면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일시 : 2012년 3월 20일

장소 : 국회 헌정기념관

<손학규 상임고문 인사말>

먼저 뜻 깊은 토론회를 준비해주시고 발표를 맡아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 바쁘신 중에도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지난해 4월 보궐선거로 당선돼서 오래간만에 다시 국회에 나왔습니다. 국회에 돌아와서 국회의원 본연의 활동이라 할 수 있는 입법 활동과 관련해서는 딱 한 가지 업적이 있습니다. 그게 이 협동조합기본법입니다.

저는 최영찬, 김용진 교수님들 특히 경제, 복지와 관련된 교수님들과 공부를 하고 토론하면서 우리 사회 경제 모델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토론하고 탐구했습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협동조합이 그 대안이 될 수 있겠다, 그 탈출구가 될 수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모순을 다 해결하지는 못하겠지만 지금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반칙과 특권사회, 빈곤화와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데 그래도 협동조합 모델이 한 탈출구가 될 수 있겠다 라고 판단하고, 좀 더 깊이있게 공부해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구했습니다. 바로 그것이 협동조합기본법의 구상이고 발의며 통과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서 협동조합기본법 구상에 이르기까지 저에게 지혜를 주시고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또한 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여러 의원들이 적극 협조해서 이 법안이 빨리 통과되었는데 그 제정 과정에서 지혜를 모아주신 의원님들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이었지만, 지금은 무소속인 김성식 의원이 대안을 제안해주셨고 기획재정부에서도 이 법이 제정되는데 협조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협동조합기본법 제정연대회의의 적극적 도움과 지도가 큰 도움이 되었음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제가 협동조합에 주목한 것은 일자리와 교육, 노후, 복지 불안 등 국민 생활에 드리워진 불안을 씻어내고, 안심하고 살려면 새로운 대안경제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한 문제의식 때문이었습니다.

협동조합은 경제적 약자들의 자구조직으로 태동했고, 발전을 거듭한 끝에 일반 기업과는 다른 독특한 경제 모델로 자리잡았습니다. 협동조합은 이용자가 공동으로 소유합니다. 출자금과 상관없이 1인 1표의 의결권을 갖는 민주주의를 운영원리로 삼습니다. 또 조합원의 편익과 협동조합간 협동,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활동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매출액에 비해 고용 비율이 높은 고용 친화적 성격도 갖고 있습니다. 이윤극대화만을 목표로 삼는 투자자 소유의 일반 기업과는 사뭇 다릅니다.

이렇듯 자조 ․ 자립 ․ 자치의 공동체 가치에 뿌리를 둔 ‘협동경제 모델’은 이미 세계적으로 성공 사례를 낳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몬드라곤과 FC 바르셀로나 ․ 미국의 썬키스트, 또 AP 통신․ 네덜란드의 라보뱅크․ 스위스의 미그로 등 전 세계 협동조합의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에 해당하며, 여기에 고용된 인원은 10억 명에 달합니다. 8억 명을 고용한 다국적 기업 보다도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협동조합은 경제위기 때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2009년 국제노동기구는, 각국의 협동조합이 2008년 금융위기의 영향을 덜 받았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더 늘리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등 더 강한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발표했습니다.

2009년 유엔 총회에서 올해 2012년을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정한데서 알 수 있듯이, 협동조합은 이미 승자독식의 자본주의경제의 단점을 보완할 새로운 대안경제 모델로 떠올랐습니다.

아마 여기 계신 많은 분들과 참석한 기자들은 한창 총선으로 바쁜데, 또 공천 때문에 여기저기서 몸살을 앓고 있는데 왠 한가한 협동조합 토론회냐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왜 총선 때문에 몸살을 앓는지, 2012년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왜 정권 교체를 해야 하는지, 이 자리에서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선 몸살, 공천 몸살도 결국은 총선을 통해서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총선을 잘 치뤄야 하는 것입니다. 또 정권교체의 기반을 마련해야 합니다. 정권교체는 그 목표가 단지 야당이 권력을 장악하는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권력이 없고 힘이 없어서, 한이 맺혀서 한풀이를 하고 세도를 행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도탄에 빠진 민생을 낫게 고치고 부조리, 부정부패에 몸살 앓는 우리 사회를 올바로 잡기 위한 것입니다.
 
현재 특권층은 그 무소불위의 특권을 이용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횡포를 일삼고 있는 반면, 사회적 약자들은 허망하게 좌절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학교를 졸업해도 갈 곳을 찾지 못해 학교 주위를 맴돌고 있고 휴학, 군입대, 알바에 심지어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까지 하고 있습니다. 갈 길을 몰라 해메고 있는 것입니다.

또 젊은 가정 주부들과 젊은 직장인들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봤자 내집을 마련할 길이 없다며 절망에 빠져 있습니다. 전세값, 월세값이 계속 올라간다며 절망과 낙담에 젖어 있습니다. 그 동안 열심히 일해서 아이들 키우고, 이제 노년을 앞둔 어르신들도 노인이 돼 삶을 의탁할 곳을 찾지 못해 절망하는 것이 우리 현실입니다. 중산층은 위축됐고, 스스로 열심히 일해서 생계를 꾸렸던 자영업자들은 점점 일터를 빼앗기고 있습니다. 그 중 대기업의 무차별적 영역 확대로 인해 대중소기업간 사회적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고 갈등 구조는 뿌리깊게 자리잡혔습니다.

야당 즉, 민주세력이 총선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권력을 갖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조리를 극복하고 세상을 바꿔서 부패와 반칙이 없으며, 양극화가 최소한으로 줄어드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함께 잘 살기 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구체적 대안과 방안을 찾는 것이야말로 총선의 중대한 과제입니다. 이에 총선이 막 시작되려는 이 순간, 실제로는  총선의 한 가운데 소용돌이에서 협동조합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우리 사회가 나갈 길을 찾고자 합니다.

모두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얘기합니다. 신자유주의의 극심한 폐해가 국민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현실 앞에서 과연 우리는 새로운 사회경제의 대안을 실질적으로 모색했는지 반성하게 됩니다. 지금이라도 내수경제를 북돋우고 사회 양극화를 개선하며 사회 성장동력을 찾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협동조합은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대안경제의 모델입니다. 협동조합기본법은 그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데 의의가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구체적이고 실제적이며 실천적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흔히 협동조합을 ‘가난한 사람에게 물고기 잡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라 말하는데, 취약계층의 빈곤탈출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이 이제부터라도 나와야 합니다.

영세상인과 소상공인들의 공동구매, 공동판매 및 배송 등 협동조합을 통해 전통시장, 재래시장 골목상권이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협동조합간 협동을 통해 재벌 중심 경제체제를 대체할 수 있는 중소기업 활성화 방안이 함께 마련될 수 있어야 합니다.

세계협동조합의 해를 기념하는 오늘의 토론회가 1차 산업에 머물러온 협동조합을 2, 3차 산업에서 활성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아보고, 나아가 한국경제의 대안을 모색하는 진지한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