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호 이사장 인사말씀

동아시아미래재단 회원 여러분, 그리고 뜻을 같이 하는 동지 여러분.



어느 덧 을미(乙未)년 한 해가 다 저물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우리 재단의 활동과 운영에 참여하고 성원해 주신데 대하여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특히 지난 3월의 춘천 대룡산 산행과 그 후 세 차례의 재단 강연회에 참석하여 만장의 성황을 이루어 주신 동지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의 실학 강연,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통일 강연, 그리고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고대문화사 강연은 정말 수준 높고 열기 가득한 뜻 깊은 행사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손학규 재단 상임고문님이 자리를 함께 하지 못하신 것은 아쉽고 안타까웠습니다.
지난 1년 우리 재단의 활동도 제약과 한계를 겪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동지 여러분, 2016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습니다.
새해 새 아침에는 누구나 한 해의 소망과 꿈을 가슴에 새기며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그동안 우리들은 공통의 소원과 열망을 열심히 가꾸어 왔습니다.
손학규 고문님과 함께 '저녁이 있는 삶'을 이루고자 하는 염원은 지금도 우리 마음속에 살아있습니다. 새해를 맞으며 우리의 그 뜻은 한결 뜨거워지는 느낌입니다.

올해는 마침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0주년에 걸맞는 의미있는 행사도 있어야 하겠지만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는 도정(途程)에서 획기적인 이정표를 세워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춘수향농」 (春睡香濃)
'봄기운에 노곤하여 잠든 동안에도 꽃향기는 더욱 짙어진다.'는 뜻입니다.
지난 7일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우리 재단의 송년 강연 서두에서 언급한 어느 한시(漢詩)의 한 구절입니다.
유교수님은 강연 직전, 접는 부채에 이 글귀를 쓰고 난초를 그려서 임은숙 재단 사무국장에게 선물했습니다.
그리고 단상의 일성으로 그 사실을 소개하면서 '춘수향농' 네 자 속에 손학규 대표님 칩거와 임은숙씨의 헌신을 아울러 비유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임국장은 20여년간 손대표님을 한결같이 보필해 왔고, 작년 말부터 사무국장으로 우리 재단의 실무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봄꽃의 향기가 사방에 퍼지면 이어서 싱그러운 녹음이 천지를 뒤덮는게 자연의 이치가 아닌가요?
그런데 지금 나라의 형편과 민초들의 생활은 엄동설한 속에 갇혀 있습니다.
자연의 봄은 스스로 찾아 오지만 역사의 봄, 시대의 봄은 인간의 의지와 노력으로 불러내야 합니다.
용기 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생동하는 새 기운을 한데 모아 언땅을 녹이고 새 봄을 일깨워 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저는 지난번 송년 강연회의 인사말에서 불가(佛家)의 화두인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을 내세웠습니다
. 병아리가 알을 깨고 세상에 나오려면 새끼와 어미닭이 동시에 껍질을 쪼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도자와 호흡을 함께하면서 우리가 스스로 감당해야 할 영역이 있다고 믿습니다.

동아시아미래재단 회원 여러분, 손학규 대표님을 사랑하는 동지 여러분.

저녁이 있는 삶,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그의 비전, 우리의 염원은 여전히 깃발처럼 펄럭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흔들림 없는 믿음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푯대가 향하는 길이라면 그것이 어느 길이든 우리 함께 손잡고 힘차게 전진합시다.

근래에 우리 재단에 새로 가입하시는 회원과 적극 후원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줄탁동시의 시작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동지 여러분, 새해에 댁내 두루 평안하시고 즐거운 일 많으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5년 12월
동아시아미래재단
이사장 송 태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