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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6-28 18:03
【 손학규 상임고문 】 첨단 과학기술 산업의 위기와 대책 -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말하다(Ⅴ)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308  
2023. 6. 28

첨단 과학기술 산업의 위기와 대책

손  학  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



한국 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다. OECD에 의하면 세계 경제 GDP는 2.6%에서 2.7%로 상향 조정되고 있는데 한국은 21년 3월 발표 때 2.7% 이후 계속 하락하여 23년 6월 1.5%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수출도 8개월 연속 감소세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한국 경제가 반도체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중국 특수가 사라진 것도 큰 이유다. 

미국은 미중 패권 경쟁에서 반도체법(Chips & Science Act)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으로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꾀하고 있고, 반도체 산업 등 첨단 기술산업에 대해 한국을 옥죄고 있다. 

세계는 대전환기(Inflection Point)에 처해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취임 이래 반복해 언급해왔다. 인공지능(AI) 중심의 과학기술의 변화와 글로벌 다극체제로의 변화가 그 원인이다. 

국내적으로도 장기적 전망이 밝지 않다. 고임금, 고지대, 고이율과 저출산 고령화 등 첩첩산중이다. 잠재성장률이 2025년 이후에는 2.0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며, 2050년에는 경제성장률이 0.5%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의 탈출구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신수종은 무엇인가? 무엇으로 우리 미래를 헤쳐나갈 것인가? 우리는 이러한 문제에 고민하고 해답을 찾아야 한다.

반도체를 넘어 AI, 양자역학 등 첨단 과학기술 개발에 올인해야 한다. AI가 노동력을 대체하고 일자리를 감소시킨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기술이야말로 일자리 창출의 지름길이고 경제 성장의 요체다. 우주 산업, 방위산업, 원전 등 신기술 산업에 박차를 가하고 세계적으로 확장해 가야 한다.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전 세계가 자국산업보호주의로 흐르면서 국가가 세제 혜택 뿐 아니라 천문학적 액수의 현금 지원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료주의 병폐는 척결해야 한다. “요즘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기업이 많다”는 말이 있다. 대통령이 경제에 절대적 권위를 갖는다는 말이다. 대통령의 외국 순방 때 대기업 총수들이 모두, 매번 수행하는 것도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정부가 할 일은 기업의 자율권을 보장해 주는 일이다. 정부는 기업이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불필요한 참견을 삼가야 한다. 규제 완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인프라 구축은 정부의 첫째 과제다. (6월 27일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기업의 장들이 모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터닦기를 2년 당기기로 한 것은 모범적인 사례다.)

군사 안보 차원에서의 동맹과 경제적 측면에서의 국가 이익은 별개의 영역이다. 미국은 1985년 플라자 협정과 1986년 미일 반도체 협정으로 군사적 동맹관계에 있는 일본을 글로벌 반도체 세계에서 퇴출시켰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정에서는 한국이 대상이다. 우리나라는 일본의 실패에서 배워야 한다.

대미 외교와 함께 대 중국 외교도 정교하게 다듬어져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서 중국과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미중 대결의 여파다. 그러나 작년 미국과 중국의 교역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안보와 상관없이 미국은 중국에 대해 경제적 이익을 계속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미국의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해 유화적 자세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도 “가까운 시일 내에 시진핑 주석을 만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설리번 안보보좌관은 중국에 대해 탈동조(decoupling)가 아닌 위험해소(derisking)를 말했다. 중국과 선순환 구도를 만들자는 미국의 의도다. 

가치동맹과 국가이익은 별개로 움직인다는 것은 독일과 프랑스의 최근 행적에서도 잘 나타난다. 미중대결이 한참인 지난 4월, 중국을 국빈 방문한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시진핑의 극진한 대우 속에 160대의 에어버스를 중국에 팔았다. 숄츠 독일 수상은 22년 11월 중국을 방문해서 140대의 에어버스 판매 계약을 맺었다. 인도는 쿼드 4국 중 하나다. 우크라이나 전쟁 속에서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저렴한 가격에 계속 수입하며 독자노선을 걸었던 인도의 모디 총리는 최근 미국을 국빈 방문하면서 최상의 대접을 받았다. 

중국의 미래에 대해 여러 가지 예측이 있지만, 2030년대 중반부터는 미국과 중국이 거의 대등한 위치에서 공존할 것이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중국과 뗄 수 없는 관계로 살아왔고, 1945년 이후로는 미국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미국과의 동맹 및 우호 관계는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그러나 중국과의 갈등이나 관계 단절은 한반도에 재앙을 불러올 위험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키신저는 “인류의 운명은 미·중 공존에 달렸다”라고 하며 미국이 중국과 공존, 협력할 방안을 모색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대중관계에서 숨통을 열어놓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실력이 필요하다. 중국이 우리를 필요로 하게 해야 한다. 지금은 반도체가 그 힘의 원천이지만, 이를 뛰어넘는 대체불가한 기술이 필요하다. AI 등 첨단 과학과 기술에 올인해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 윤석역 대통령과 정부는 국민을 통합하고 야당을 끌어안아야 한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은 국가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우리는 일제 강점기를 헤치고 독립을 이뤄냈고, 6.25의 폐허 위에 나라를 세웠다. 군사 독재를 이겨내 세계 최고의 민주국가를 성취했고, IMF 위기를 금 모으기로 극복해 세계 10위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다. 

우리는 할 수 있다. 경제를 더욱 발전시켜 G7, G5로 열강의 반열에 올라서고, 한반도 통일을 이루고, 세계 신문명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다. 위대한 국민의 힘만 모아지면 못 할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