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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5-07 11:17
손학규 리더십을 강화한 김진표의 절충안(가합의안)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496  

민주당은 야권의 모든 정치책임을 안고 있다. 나는 민주당이 그 고난의 길을 가야만 하는 정치상황에 놓여 있는 것은 민주당에게 축복이라고 보는 사람중의 하나다. 그 고난의 길을 온전히 영광의 길로 만드는 것은 민주당의 정치역량에 달려 있고, 그 과업을 완수해야 2013년 집권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민주당은 집단지도체제를 정당 리더십으로 삼고 있다. 1년여 동안 국민과 언론에 투영된 민주당의 리더십은 상식적으로 생각하기에 민망한 모습이었다. 민주당 전체의 이익이나 국민의 요구와 희망을 반영하는 태도가 아니었다.



최고위원회의를 구성하는 정동영, 천정배, 박주선 등은 사사건건 눈앞의 정치적 이익과 실리를 챙기려고 연연해왔다. 당연히 민주당 리더십은 "국민속에서 국민의 눈으로 보며 국민의 생존환경을 좋게 만드는 모습"으로 인식되지 못했다. 정파의 이익을 위해 사생결단하는 길드(guild)정치는 정당정치의 기능도 많이 훼손하였다.



길드정치는 민주당의 제도가 낳은 파생정치이었지만, 이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 책임은 우선 손학규 대표에게 있다. 의견수렴과 소통의 민주성을 충분히 보장하되, 당이 이루어 갈 비젼을 제시하고, 조직의 자원을 활용해서 비젼을 실행시켜야 할 최종책임은 당 대표에게 있기 때문이다.



손대표는 참여정부의 정치실패를 가져 온 원내 중심 정당의 관습 때문에 서너 차례의 리더십 침해도 받은 바 있다. 이 리더십 침해는 민주당의 집단지도체제의 폐단과 그 파생 현상인 길드정치를 통제하는 데 악영향을 끼쳤다.



리더십 침해는 장기간 민감하게 떠 오른 정치이슈를 놓고 의사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결코 사소하지 않다. 손학규 대표는 SSM(기업형 슈퍼마켓) 관련법 처리, 한 EU FTA 처리, KBS 수신료 1,000원 인상 처리 등에서 이를 간과했다. 원내대표와의 파트너십이 원만하지 못했다. 이로 인하여 받은 리더십 침해는 집단지도체제에서 파생한 리더십 손실과 맞물려 파장의 진폭이 커진 바 있다.



그런데, 최근, 한미 FTA의 처리 문제에서는 양상이 다르다. 두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손학규 대표의 의지가 MB면전에서 강하게 표명되었다. 4대불가론을 거론하고 재재협상으로 풀어가지 않으면 비준할 수 없다는 뜻을 누누이 강조하고 민주당의 당론을 강화시켜 왔다. 또 한가지는 원내대표의 역할을 당론 강화의 수단으로 활용한 점이다. 한미 FTA의 강행처리가 최대의 정치현황이었기 때문에 이를 저지할 정치기술은 총동원해야 한다. 어차피 MB와 한나라당은 강행처리밖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이 정치에 실패하고 파산한 까닭은 정치과정을 통해 정책을 산출하지 않고, 원내중심이란 정책산출 정당을 추구하면서 국민의 요구와 욕구, 희망을 대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민과 유리된 정책산출 시스템은 이데올로기에 편향되기 십상이며, 능률성은 좋을지 몰라도 표리부동한 정치부패와 당동벌이의 정치양상을 확산시킨다. 정치는 참(선)과 거짓(악)의 문제, 이데올로기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의 삶의 조건과 생존환경을 개선시키는 시스템이다. 정당정치가 중요하다는 주장은 모두 정치활동과 정치과정을 거쳐서 국가 사회 구성원의 생존환경을 진보시키며 지지기반을 넓혀 나가고, 국가 사회를 변동시키는 중심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정당정치는 어려운 게 아니다. 정당의 구성원들이 정당의 지향가치를 공유하고 이루기 위해 단결하고, 수단을 만들어 관철해가면 된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한미 FTA 여야정 회담에서 ‘가합의’ 과정을 통해 정치상황을 환기시켰고, 손학규 대표는 이를 대여 절충안으로 규정하고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를 연달아 열어 민주당을 동원시키는 당론강화 작업에 나섰다. MB행정부와 여당에게 충분히 대안을 제시했고, 마땅히 한미 FTA의 비준불가의 명분도 굳건히 했다.



한나라당이 김진표의 가합의를 합의로 규정하며 준수하라고 역공하는 것은 오로지 강행처리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는 술수에 불과하다. 김진표 원내대표의 가합의는 조급하게 강행처리하겠다는 여권의 강렬한 욕구를 막는 수단으로 충분히 몫을 다했다.


출처 : 학규마을(손에손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