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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3-14 14:57
[안철수정치와 손학규정치의 비교]
 글쓴이 : 무진장
조회 : 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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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정치와 손학규정치-시민일보 고하승편집국장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신당 합의로 안철수 현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제 통합신당 창당 발표 직후 새누리당 턱밑까지 치고 올라갔던 통합신당 지지율이 지금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안철수 의원에 대한 이미지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신당 창당을 ‘좋지 않게 본다’는 응답이 ‘좋게 본다’는 응답보다 무려 10%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났다. 안 의원에 대한 평가가 ‘나빠졌다’는 응답도 40%에 달했다. 반면 ‘좋아졌다’는 응답은 8% 에 불과했다.

왜, 안 의원에 대한 평가가 이토록 나빠진 것일까?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쳐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그동안 줄곧 “기성정치와는 다른 새 정치 구현에 몸을 던지겠다”며 “기득권에 안주하는 양당 구조를 깨기 위해 신당을 만들겠다”고 말해왔다. 그런데 그 약속을 스스로 깨버린 것이다. 그러다보니 안 의원이 ‘새정치’를 하겠다고 말하지만 국민은 별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손 고문은 '야권 대선 후보 가능성'을 묻는 한경 라이브폴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4시 현재 손학규 상임고문이 총 응답자 4973명 중 2661명(53.5%)의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1010명(20.3%)의 표를 얻어 2위에 그쳤다.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 653명(13.1%), 문재인 민주당 의원 649명(13.1%) 순이다.

대체 손 고문의 어떤 점이 국민들로부터 이처럼 높은 지지를 받게 하는 것일까?

진정성이다.

필자는 2010년 6월, 손 고문이 광부 옷을 입은 채, 입가에는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사진을 발견했던 그때의 그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당시 그의 온몸은 석탄으로 뒤범벅이 된 초라한(?) 모습이다.

그러나 그 한 장의 사진은 그의 100일 민생대장정의 단편적인 모습일 뿐이었다. 그의 대장정 역정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가슴이 ‘찡’할 정도의 뭉클함이 밀려왔었다.

처음 그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매우 냉담했었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거세게 일었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 그동안 정치인들의 민생투어는 형식적인 측면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탄광 사진은 ‘정치 쇼’가 아니었다. 거기에는 진정성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당시 필자는 “한 두 차례의 형식적인 민생탐방이 아니라 막노동에 가까운 100일 민생탐방을 지켜보고도 그의 진정성을 헤아리지 못한다면, 우리는 유권자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글을 쓰기도 했었다.

당시 ‘광부 손학규’의 모습을 잊지 못하는 국민들이 이제야 그의 진면목을 새롭게 발견하고 그를 향해 사랑의 화살을 쏘아 보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반면 안 의원에게서는 손 고문과 같은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

안 의원은 신당창당을 준비하면서 민주당과는 '정치공학적 연대'를 하지 않겠다고 못 박으면서 '마이웨이'의지를 굽히지 않았었다. 특히 민주당에 대해서는 ‘낡은 정치세력’으로 규정하거나 심지어 ‘타파 대상’으로 몰아세우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느닷없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결정해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말았다.

그러면서 고작 내세운 명분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였다.

민주당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약속을 지켰기 때문에 통합을 결심하게 됐다는 것이다. 참 웃기는 얘기다. 그런 일 하나로 애초 자신이 제시한 ‘양당 대립정치 청산’, ‘제3신당 건설’ 등의 정치적 목표가 모두 사라져 버릴 만큼, 새 정치가 그렇게 하찮은 것이었나?

그래서 국민들은 안철수 의원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깜짝 이벤트나 이미지 포장 등으로 잠깐 동안은 국민을 눈속임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해서 얻은 지지율은 모래성과 같아 쉽게 무너진다.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정치인의 생명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말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철수하고, 대통령 선거에서 철수하고, 독자 신당창당에서 철수해버렸던 것처럼, 통합신당 창당 과정에서 ‘새정치’마저 철수해 버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부디 이번 만큼은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손 고문으로부터 어떻게 하는 게 올바른 정치인의 모습인지 한 수 배우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출처: 시민일보 고하승 칼럼, 2014-3-13(목)